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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빠도 처음 늙어보는 중이야.. 이경재 / YTN 기자, 에세이 작가 |
IP : 175.197.52.107 글쓴이 : abba 조회 : 128 작성일 : 24-11-08 15:51:07 | |
아빠도 처음 늙어보는 중이야
아홉 살이 된 아들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.
‘ 세상에서 누가 제일 키가 커?’
‘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은 누구야?’ 같은
최고 혹은 비교 시리즈가 이어졌습니다.
답을 듣고 나면 항상 두 번째, 세 번째 순위도
알아야 하니 인내심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.
하루는 아들을 꾸짖다가 웃지 못할 선문답이 오갔습니다.
“ 왜 날 낳았어?”
“ 네가 이렇게 말을 안 들을 줄 몰랐지.”
“ 나도 세상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지. 난 다 처음 배우는 거잖아.”
듣고 보니 아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.
더 어릴 땐 엄마, 아빠가 모든 것을 해주었지만
성장할수록 조금씩 스스로 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납니다.
아홉 살이 되면 그런 걸 해야 할 줄 몰랐을 겁니다.
아들과의 대화가 막히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.
“ 괜찮아. 아빠도 처음 늙어보는 중이야.”
서로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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